아이가 6살이 되었는데도 빨간 고춧가루가 들어간 음식은 맵지 않아도 입에 대지 않는 편인데, 이제 정말 김치는 꼭 먹어줬으면 하는 마음에서 백김치를 담가 보았습니다. 배춧국 끓여먹겠다고 사둔 알배기 배추가 냉장고에 있어 있는 재료를 최대한 활용하여 만들어 보기 위해 간단하게 만드는 방법을 열심히 검색, 유명 레시피부터 예쁘게 채소를 다듬는 방법까지 다 확인했지만, 밤 9시부터 만들기 시작하는 김치였기에 각종 장식과 좋은 식재료를 넣는 데에는 한계가 있어 최대한 쉬운 백김치를 만들었더니, 세상에... 사이다 넣은 듯 청량하고 너무 맛있길래 방법을 공유하고자 합니다.
국물이 있는 김치 만들 때 육수는 성의껏 만들어 주기
저는 김치에 자박하게 맛국물을 내고 싶어(천연 유산균 음료입니다. 숙취에도 최고죠!) 육수를 따로 냈습니다. 먼저 냉장고 속 사과와 양파, 파뿌리와 파의 초록색 부분, 황태포와 다시마, 새우젓 건더기를 준비하고(분량은 하단에 정리했습니다.) 분량의 생수를 넣고 끓입니다. 팔팔 끓어오르기 시작할 때 다시마를 건져낸 후, 아주 약한 불로 조절해서 뚜껑과 냄비 사이에 나무젓가락을 하나 올려둬 뚜껑이 살짝 열린 상태로 한 시간 정도 끓입니다. 만약 팔팔 끓여 육수가 줄어든다면 육수가 진하니 생수를 좀 첨가해도 되겠지만, 재료가 많이 흔들리지 않은 상태로 달이듯이 끓여야 깨끗한 육수를 낼 수 있습니다. 그 후 사과의 단맛이 더 우러날 수 있도록 건더기가 있는 상태로 육수를 식힌 뒤 육수를 담아둘 그릇에 체를 올린 후 건더기와 육수를 분리하는데, 이때 무거운 그릇으로 건더기를 살짝 눌러두면 약간이나마 건더기에 흡수된 진국이 육수에 더해지니 그냥 버리지 말고 이 과정을 거치는 것이 좋습니다.
배추 절이기와 찹쌀풀 쑤기
배추는 썰어도 좋고 통으로 절여도 괜찮습니다. 제가 사용한 배추는 알배추고 좀 시들어 있던 상태였으며 저는 배추를 썰어서 김치를 담갔기 때문에 분량의 소금을 넣고 2시간 반 정도 절였습니다. 너무 푹 절여지지 않는 정도로 절이는데 통으로 알배추를 절이거나 배추가 신선하다면 3~4시간 정도가 좋고 더 큰 포기배추는 좀 더 오랜 시간을 두고 절여야 하겠습니다. 배추에 소금을 뿌려둔 후 바로 찹쌀풀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찹쌀풀은 보통 물과 찹쌀가루를 10:1로 잡으면 되고, 주르륵 흐르는 점도로 풀을 쑤면 나중에 식었을 때 살짝 더 되직해집니다. 찹쌀풀은 완전히 식혀서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배추를 절일 때 풀을 같이 만들면 됩니다.
적당한 채소와 버무린 후 육수 부어 마무리
이제 절여둔 김치를 두어번 깨끗하게 씻으면서 짠기를 헹군 후 물기가 빠지게 채반에 올려둔 후, 채소를 준비합니다. 백김치를 만들 때 보통 대추, 잣, 배, 쪽파 등등 온갖 재료를 다 준비하는데, 개인적으로 대추나 잣이 들어간 백김치는 그 특유의 건강한 맛이 자칫 쓴 맛으로 느껴질 때가 있어 별로 선호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저는 간단하게 파의 초록색 부분(흰 부분은 점성이 많아 국물에 영향을 줄 수 있음), 당근, 양파 정도만 채로 썰거나 편으로 썰어서 맛 내는 용으로 사용합니다. 그리고 마늘과 생강을 썰거나 다져서 준비합니다. 이제 만들어둔 찹쌀풀에 채 썰어둔 채소를 모두 넣고 매실청, 새우젓 국물을 이용해서 맛과 간을 잡고 고운 소금으로 남은 간을 합니다. 이때 약간 짠 듯하게 간을 해야 나중에 익었을 때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1~2일 상온에서 익힌 후 김치 냉장고에 두고 먹으면 꿀맛
마지막으로 버무린 김치를 김치통에 잘 담고(너무 눌러 담지 않아도 됩니다.) 준비한 육수를 찹쌀풀이 있던 그릇에 부어 남은 풀을 씻어내면서 김치통 가장자리로 살살 부어주는데, 배추 속 안에 꼼꼼하게 묻어 있는 양념을 굳이 씻어내지 않기 위해 조심스럽게 육수를 붓는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때 살짝 간을 봐서 소금을 이용해 맞추면 됩니다. 이렇게 만든 김치는 2일 정도(알배추를 통으로 사용했을 때엔 +1일 정도 더 익히고 포기배추는 +1~2일 정도 더 익힙니다. 하루에 한 번씩 맛이 얼마나 들었는지 확인하는 것도 방법이겠죠.) 익힌 후 바로 먹을 것은 반나절 정도 더 두었고, 나머지는 김치냉장고로 넣었습니다. 너무 익어버린 상태에 냉장고에 넣으면 안 되니 중간에 맛을 꼭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 만든 김치는 국물이 자박하게 생기게 되는데, 밥맛이 없을 때 이 김치에 소면만 말아먹어도 아주 별미입니다. 만약 육수를 낼 시간이 없다 싶으면 생수로만 만들어도 충분한 맛이 날 수 있으니 부담 갖지 않으셔도 됩니다. 김치를 잘 안 먹는 저희 아이도 잘 먹고 먼저 김치 달라고 찾는 정도이니 꼭 한번 만들어 보시기 바랍니다.
식재료
알배기배추 1 kg(일반배추 1/2포기 정도), 천일염(굵은소금) 1/3컵, 찹쌀풀(생수 500g + 찹쌀가루 1/4컵)
육수(생수 1L, 사과 1개, 양파 1개, 다시마 2장(사방 10X10cm), 파뿌리 2개, 파 초록 줄기 3개, 새우젓 1/2스푼(건더기만), 황태채 6줄)
당근 1/5조각, 양파 1/2개, 생강 1/2쪽, 마늘 1/4컵, 매실청 1/2스푼, 새우젓 1스푼(국물만), 고운 천일염 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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