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은 밥을 먹어야 힘이 난다는 말이 있다. 갓 지은 쌀밥에 곁들여 먹는 밥도둑 반찬 중 간단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장조림은 간장을 끓여 만들기 때문에 저장성이 좋고, 많이 만들어두고 반찬이 부족할 때 조금 꺼내서 먹으면 밥 두 그릇도 뚝딱할 수 있는 반찬 중 하나이다. 간장에 오래 끓여서 만드는 음식으로 고기가 질길 수 있다는 편견도 있지만, 간단한 조리법으로 부드럽게 만들 수 있어 자주 해두는 반찬 중 하나이다. 특히 아이를 키우는 집에서는 만들어 두면 가장 먼저 손이 가는 반찬으로 성장기 아이들에게 영양가 있는 고기와 계란을 맛있게 먹을 수 있게 도와준다.
쇠고기의 지방 손질과 잡내 제거
내가 사는 호주에는 돼지고기와 쇠고기의 가격 차이가 거의 없고, 한국의 쇠고기(장조림용)보다 뭔가 더 부드러운 육질의 덩어리 고기를 얻을 수 있다. Steak 부위나 Brisket이 아닌 chunky cut이 되어 있는 고기를 구입하면 되고, 정확한 부위명은 잘 모르겠지만, 어떤 부위던지 기름기가 적은 부위가 좋다. 내가 구입한 고기는 세일하는 덩어리를 구입한 거라 잘라내야 할 지방이 많았는데, 깔끔한 장조림을 만들기 위해서는 지방을 손질, 제거하는 것이 좋다. 구입한 쇠고기는 잡내를 없애기 위해 찬물에 담가서 핏물을 제거한다. 한 30~50분 정도 제거를 하되 핏물은 2번 정도 갈아주는 것이 좋다. 빠른 핏기 제거를 위해 작은 덩어리로 잘라서 담가도 상관없다.
쇠고기와 계란 삶기
핏물을 제거한 고기는 물에 끓여서 먼저 한 번 삶아내는 데, 끓일 때 청주나 맛술을 좀 넣어 잡내를 제거한다. 한국에서는 소주로 하면 좋은데, 소주가 비싸니 맛술을 사용했다. 고기는 600g 정도(지방제거 후)에 물 2리터, 맛술 3스푼, 대파 흰부분 1대, 통후추 10알을 넣었다. 고기를 끓이는 동안 위에 뜨는 찌꺼기는 깨끗하게 떠서 버렸고, 맑은 국물이 남게 끓였다. 고기는 약 20분 정도 삶고 건져두고 고기를 끓인 물(육수)은 된장찌개나 미역국, 육개장, 쇠고기뭇국 등의 육수로 사용하면 훌륭하다. 라면을 끓여 먹어도 맛있다. 고기를 끓이는 동안 계란을 삶는데, 나는 계란 12개를 삶았다. 계란은 너무 많이 삶지만 않으면 반숙, 완숙 모두 상관없다.
장조림 양념간장 황금 비율 그리고 채소 준비하기
고기를 삶아 건져둔 후, 새 냄비에 양념을 준비한다. 양념은 간장 2컵, 설탕 1컵, 맛술 1/2컵으로 준비하고 간장은 양조간장으로 썼을 때 오래 끓이면 향이 날아가기 때문에, 진간장으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더 짜게 만든다고 간장을 더하면 색이 탁해지기 때문에 이 양념에서 간을 더 세게 하고 싶다면 간장 2컵 중 1/2컵은 국간장으로 쓰면 더 센 간의 장조림이 된다. 윤기를 내기 위해 올리고당을 1-2스푼 더 넣는 것도 좋은데, 냉장보관을 했을 때 설탕으로만 하는 것이 간장이 좀 더 깔끔한 것 같아 나는 설탕으로만 양념을 한다. 그리고 함께 넣는 채소는 마늘 10개 정도와 칼칼한 맛을 위해 매운 고추를 취향껏 준비한다. 나는 베트남 고추를 딱 2개 준비했다. 추가로 맛을 위해 양파나 대파 등 다른 채소를 넣어도 되지만, 조리 후 흐물거리고 깔끔하지 않아 다른 채소는 넣지 않았다.
장조림을 부드럽게 조리하는 방법
장조림 양념을 고기나 계란에 쏙 베어들어가게 하겠다고 간장 양념에 계속 졸이듯이 끓이는 경우가 많은데, 그렇게 한다고 해서 양념이 쏙 베어 들어가지 않는다. 오히려 너무 오래 끓이게 되면 수분이 많이 날아가면서 식었을 때 고기가 응축되어 질겨진다. 고기와 계란에 양념이 어느 정도 들어갈 정도로만 적당한 조리시간을 지켜서 식으면서 음식에 양념이 스며들어가게 하면 부드러운 고기를 먹을 수 있다. 준비된 양념간장에 고기를 먼저 넣고 끓이기 시작한다. 고기는 20분정도 중약불로 끓이고, 먼저 건져서 결대로 찢거나 칼로 잘라서 준비한다. 고기를 건져낸 후 계란과 준비한 마늘, 고추를 넣고 10분 정도 끓이면 된다. 고기와 계란을 준비한 밀폐용기에 넣고 간장을 내용물이 잠기도록 부어주면 완성이다.
장조림 오래 보관하기
장조림은 간장을 끓여서 만든 음식으로 생각보다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다. 만약 저장성을 더 높이고자 한다면, 음식을 덜어먹고, 간장과 내용물을 분리하여 간장만 따로 한번 더 끓여서 식힌 후 내용물에 더하면 좀 더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다. 김치냉장고 등에 넣어 보관해 두면 2주 정도까지는 거뜬하게 유지되지만, 이런저런 요리에 더해서 먹다 보면 며칠이면 다 없어지는 맛있는 장조림이니 꼭 한번 이 조리법으로 요리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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